저자 한의숭
국문초록 지역학 연구에서 새로운 자료 발굴은 지난하지만 시각 전환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본고는 이러한 측면에서 18세기 영남 남인 두암 김약련의 필사본 『두암수수록』과 간행본 『두암집』을 대상으로 텍스트에 대한 해제와 교감을 시도한 것이다. 기존의 두암 연구는 문집총간본 『두암집』을 중심으로 생애와 산문 개황을 논의하거나 한글 가사와 시조 등 특정 문학 연구에 집중되어, 초고본인 『두암수수록』을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본고는 『두암집』과 『두암수수록』에 공통으로 수록된 작품의 교감을 통해 두암 문학의 실상을 밝히고자 한다.
두 텍스트를 비교해 보면 『두암수수록』 권2에는 산문 45편이 실려있으나, 문집총간본 『두암집』에는 25편만 수록되어 있다. 이는 문집 편간 과정에서 산삭과 가공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변개는 문인의 학문적 실체로 접근하는 데 있어 편향성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공통 수록된 25편을 교감한 결과, 동일하게 전재된 작품은 <쌍죽재기> 1편뿐이며, 나머지 작품들은 자구나 문구 수정, 혹은 문장이나 단락 수준의 층차가 확인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변개가 이루어진 작품은 <금열녀전>과 <의구전>이다. 이들 작품은 『두암수수록』에 수록된 내용의 절반 정도가 삭제된 형태로 『두암집』에 수렴되었다. 초고본에서 발산되던 서사적 요소인 발화와 세부 묘사 등이 대폭 삭제됨으로써 서사성이 약화되고 사실의 기록이라는 측면이 강조된 것이다. 물론 이처럼 문집이 편간되는 과정에서 확인되는 산삭 양상은 일반적인 현상이긴 하나, 문집 연구를 위해서는 문헌학적 입장에서 편간본 이전의 초고본, 필사본 자료를 충실히 발굴하여 교감하는 방법이 필수적으로 요청됨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본고는 문집이라는 문헌 자료를 텍스트로 연구하는 데 있어 기초 자료 발굴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자 한다.